[디스플레이역사]#2. 2007 LCD와 PDP의 전쟁
이 글은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 2016. 5. 12일 기고된 글입니다. (전체보기)
지난번 포스팅인 <디스플레이 역사 #1. 디스플레이와 미래>에서 미래 디스플레이를 예측해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세계적인 가전박람회를 눈 여겨 보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8년 전인 2007년의 가전박람회로 시간여행을 떠나볼 예정인데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로 꼽히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커지는 LCD, 대형에서 PDP의 벽을 넘다
2007년에 열린 CES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대형 TV는 전년까지 주류를 이뤘던 PDP가 아니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샤프의 108인치 LCD TV였는데요. 이는 기존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했던 파나소닉의 103인치 PDP TV를 뛰어넘은 크기였습니다.
비록 전시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긴 했지만, 이전까지 PDP 대비 LCD의 취약점이라고 알려졌던 대형화의 벽을 보란 듯이 넘어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LCD의 약진, FHD TV 시대의 도래
이에 따라 국내 가전 기업들도 LCD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LG에서는 100인치 LCD TV를 시작으로 32, 42, 47, 52, 55 인치 사이즈의 다양한 FHD 평면 TV를 선보였으며, PDP TV도 50, 60, 71, 102인치 사이즈를 선보였습니다. PDP보다 LCD가 더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고, 낮은 인치에서도 고해상도 제품군을 선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LCD의 장점인 밝은 휘도는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반면 LCD의 단점이라고 언급되던 낮은 응답속도는 구동주파수(전파가 공간을 이동할 때 1초 동안에 진동하는 횟수)를 120Hz로 올려 보완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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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의 반격 – 화질전쟁
PDP 진영도 가만히 있진 않았는데요. CES 2007에 참여한 PDP업체들은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PDP의 우수성을 알리며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특히 모든 평판 TV를 PDP로 전시했던 파나소닉은 어두운 공간에 전시부스를 만들었는데요.
PDP가 LCD 대비명암비가 좋고, 빠른 응답속도를 가졌다는 장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한, LCD의 120Hz는 거짓 주파수라고 하며 강하게 위협했는데요. PDP 대비 LCD가 안구건강에 안 좋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고, 정지영상이 아닌 동영상 TV 화질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발표해 실제 영상 화질에서는 PDP가 더욱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파나소닉과 샤프의 다른 투자 방향
이처럼 파나소닉은 CES 2007에서 PDP에 전략적으로 올인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반면, 샤프는 대세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LCD쪽으로 완전히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아래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1) 파나소닉, 공격적인 PDP 설비투자
PDP 디스플레이에 총 2,100억 엔의 역대급 투자를 단행한 파나소닉. 2006년 6월 오사카에서 열린 파나소닉 주주총회에서 나카무라 구니오 회장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사업에 회사 운명을 걸겠다.”라고 했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세계 최대 PDP 공장인 아마가사키 공장이 완공된 2010년 초에는 이미 시장의 판세가 완전히 LCD로 돌아선 상태였죠. 때문에 TV 시장에서 파나소닉의 위상은 바닥까지 추락하게 됐는데요. 결국, 2013년 파나소닉은 PDP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게 됩니다.
2) 샤프의 PDP 포기, LCD 올인 전략
▲ 출처=샤프 공식 홈페이지
반면 샤프는 PDP 사업을 일찍이 접고, LCD 올인전략을 폅니다. 시장방향에 맞는 좋은 선택이었지만 시기가 문제였습니다. 무리한 대규모 투자가 2008년 경기 불황과 맞물렸고, 엔고현상으로 인해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죠. 결국, 샤프는 2016년 대만의 폭스콘에 인수되고 맙니다.
태동하는 OLED TV
자, 다시 박람회 현장으로 돌아와볼까요? 사실 CES 2007의 평판TV 제품은 LCD와 PDP만 전시된 게 아닙니다. 현재 미래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OLED TV도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소니 XEL-1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제품은 CES에서 공개된 이후 2008년 초에 양산해 세계 최초, 최대 OLED TV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하지만 OLED TV의 미래를 너무 빨리 바라본게 문제였을까요? 아니면 확신이 없었던 게 문제였을까요?
소니가 OLED TV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했지만,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연속해서 OLED TV를 출시하지는 못했는데요. 훗날 시장에서 모바일과 TV로 OLED 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보며 다시 OLED 사업 재기를 시도하지만,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고 맙니다.
2007년 이후에도 PDP의 반격은 계속됐습니다만, 끝내 판을 뒤집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당시엔 LCD가 이처럼 PDP를 압도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극소수였으니, 전문가들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네요.
본격적으로 LCD와 OLED의 경쟁이 시작되는 지금 시점에서 미래 디스플레이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LCD? OLED?
– 목차 –
#1. 인트로 – 디스플레이와 미래
#2. 2007. FHD 시대 개막 – LCD, PDP의 벽을 넘다
#3. 2008. LCD 구동기술 경쟁과 OLED TV의 등장
#4. 2009. 백라이트 경쟁 심화, 가장 얇은 LCD의 등장과 OLED 제품등장
#5. 2010. 아이폰4로 인한 IPS 기술 급부상, 대형 LCD에서도 대세로 전환
#6. 2011. 5mm 초슬림 베젤 등장과 3D TV 전쟁
#7. 2012. 본격적인 UHD TV 등장과, 스마트TV 시대 개막
#8. 2013. 55인치 OLED TV 제품의 등장과 치열한 디자인경쟁
#9. 2014. 커브드 디자인의 OLED TV, 디자인에 새로움을 더하다.
#10. 2015. 퀀텀닷 TV OLED TV와 경쟁, OLED TV 사이니지 시장에 진출하다
#11. 2016. 투명, 말리는 디스플레이 TV의 등장. OLED가 전하는 새로움
Reference 모음: https://kr.pinterest.com/gungsk/display-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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