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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생일축하해

“지금 몇신데 아직도 안자는거야.”

조금 열려진 문틈으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늦게까지 컴퓨터를 한다고 아내에게 한소리를 들을 시점이다.

“두시네. 금방 갈께~”

“오늘 정말 무슨 날인지 몰라?”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섭섭함이 묻어있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등에 식은땀이 한방울 흐르는듯 했다.

혹시나 핸드폰을 열어보니, 페이스북에 알람이 와있다.

‘생일…’

“에이~ 당연히 알지. 저녁에 기대해도 좋아”

아내의 섭섭함을 달래주려 한껏 허풍을 늘어놓는다.

또 해주지도 않을거 말만하는거라며 핀잔줄걸 알고 있어. 그래도 이걸보고 어이없는 웃음이라도 지었으면 좋겠다.

정신없이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갈 시간이 되자 다시 걱정이 앞선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얼릉 그림을 그려 아내에게 보내주었다.

되돌아올 대답은 뻔히 알고있지만, 어이없는 웃음이라도 주고 싶었다.

늘 먼저 뭔가를 사달라고 한적이 없는 아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깜짝 선물을 사면 혹시나 실망할까봐 선뜻 몰래 선물을 하지도 못하는 남편이있다.

그래서 남들처럼 화려한 생일선물을 받아보지도 못했다.

“선물 고르라니까. 진짜 다해줄께”

뻔히 안고를걸 알면서, 괜히 허세를 더 부려본다.

“됐어. 나중에 백억벌면 다사주던지”

허세의 대화는 늘 하던 패턴으로 끝이났다.

그래도 웃으며 보내는 생일이라 다행이다.

음… 정말로 백억을 벌어야겠다. 선물사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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