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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영화와 소설

1월 둘째주 토요일.

아이들이 간절히 기다린 날이 다가왔다. 터닝메카드 영화를 보러가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주섬주섬 아이들의 옷을 입혀 집 앞에 새로 생긴 롯데 시네마에 갔다.

결혼하고 애들을 낳으니 한번도 개인적인 이유로 영화간에 가본적이없었다.

겨울왕국 때부턴가? 애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되면서 더빙판 애니메이션만 찾아볼 뿐이었다.

근데, 이제 애들이 제법 컸다.

그리고 영화도 내가 보기엔 너무 유치해 보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애들과 다른 상영관에 내가 보길 원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들어갔다.

아내가 배신감을 느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둘다 시간 아까울 필요는 없으니까. (끝나고 아내 말을 들으니 터닝메카드도 의외로 재밌었다더라)

그래서 보게된 영화가 ‘너의 이름은’ 이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로 초속 5cm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감독이란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그전 영화에 대한 소개도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작품을 본적은 없었다.

사실, 영화를 본 일 자체가 별로 없다. 영화관 아니면 집에서도 영화를 챙겨 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집에서 보기엔 너무 길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평들이 좋았던 이유도 있고, 특히 글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토리가 좋다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서점에서도 동명 소설이 1위를 석권했다.

나도 어쩌다 보니 글을 쓰게 된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글은 어떤지 궁금했다. 소설과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번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신규 극장이라 그런지 사람도 휑한 극장에 앉아 아무런 배경 지식도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본 건 또 처음 있는 일이라 가슴 설레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펼쳐지는 장면들에 넋을 잃으면서 봤다. 배경이 워낙에 예뻐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예전같으면 그냥 봤겠지만 저걸 소설로 쓰면 어떻게 표현할까? 란 생각을 가지면서 영화를 봤다. 글을 쓰면서 달라진 부분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재밌었다.

잔잔하고, 화려하고, 복선에 반전까지 짜임새 있는 전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극장에서 나오자 마자 서점에 들러 책을 샀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글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는 부분들을 어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몸이 변한다.

소설에서는 이걸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같은 이름을 쓰는 두명의 인물이 있기 때문이었다.

소설에서는 1인치 ‘나’로 표현했다.

타키, 미츠하 모두 ‘나’. 일부러 ‘나’를 강조하며 썼다.

꽤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소설을 읽으며 인상적인 부분이있었는데,

표현을 보였다가 아닌 보인다, 들렸다가 아닌 들린다등의 현재 시점 (생각하는)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인상적인 부분이 ‘머릿속에서 밝은 재즈 선율이 울려퍼졌다’ 같은 생동감 있는 묘사들이었다.

나중에 작가의 말을 들으니, 일부러 OST에 맞춰 노래를 떠올릴 수 있게 쓴 듯 했다.

덕분에 공부한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책한권을 다 읽었다.

당분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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