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 2014 기술 동향] 현실로 다가온 대형 디스플레이
SID에 대하여
6월 3일부터 5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SID(The 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회) 2014’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매년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SID에서는 매회 400~500건의 논문이 발표되고, 더불어 관련 Display의 전시회도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디스플레이 학회입니다.
SID의 전시회는 CES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CES가 ‘제품’ 중심이라면 SID는 ‘기술’을 중심으로 Display를 소개하죠. CES가 실제 곧 팔릴 제품들을 소개한다고 하면, SID는 새로운 시도, 새로운 기술의 Display를 소개합니다. 그래서 완성된 제품이 아닌 디스플레이만 있는 시제품 상태의 제품들도 종종 소개되곤 하죠. 이번 SID의 전시회를 보면서 많이 느꼈던 부분은 3년 전에 기술로만 보였던 제품들이 많이 상용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학회에 금상을 받은 GFlex가 되겠네요. (SID 2014를 빛낸 LG디스플레이 수상 제품 참조)
대형 디스플레이, 현실로 다가오다
전시회에 가면 참가 업체들마다 가장 눈에 띄는 메인부스에 어떤 제품들이 소개되는지 아시나요? 대부분 대형 디스플레이입니다. 아무래도 큰 화면에서 나오는 화려한 이미지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각 회사들의 메인 제품으로 대형 TV를 전시했는데요.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90인치가 넘는 대형 TV들이 실제 제품이 돼서 팔리고 있다는 점과 고해상도, 커브드(Curved, 곡면 디스플레이) 등의 차별화된 무기를 장착했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왼쪽 위부터, LG디스플레이 105인치 커브드, 샤프 90인치, BOE 98인치, 삼성디스플레이 105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의 대형화 추세, 그 이유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언제부터 기술력을 세계정상임을 인정받았을까요? 2006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 한국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세계 최대 TV를 철통 보안 속에 들고 나오던 기억이 납니다. 매스컴들은 경쟁적으로 세계 최대 사이즈의 TV를 소개했고, 어느새 전시회에 가장 큰 부스는 일본이 아닌 한국 기업들 자리가 되었죠. 최대 사이즈의 TV를 만드는 기술력으로 세계 사람들 매혹시킨 셈입니다. 그때부터 PDP에서 LCD로, LED를 사용한 슬림, 내로우 배젤 그리고 초고해상도로 트렌드가 바뀌었지만 모두 대형 사이즈를 기반으로 전시가 되었습니다. 한 기업의 기술력을 가장 뽐낼 수 있고,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게 대형 TV죠.
왜 이렇게 TV가 대형화 될까요? 사람들이 실제 눈으로 보는 풍경을 디스플레이에서 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스마트 혁명, 디스플레이가 미래를 이끈다 참조) 네모난 프레임에 갇힌 작은 화면이 아니라 산 위에서 바라본 압도적인 풍경을 TV에서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정말 실물 같은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 TV는 시야에 벗어날 만큼 커지고 있고, 동시에 프레임이 없어질 정도의 내로우 베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고해상도에 더 큰 몰입감을 주기 위해 Curved도 나오고 있죠.
대형 디스플레이, 어디에 쓰일까?
전시회에 걸린 대형 TV를 보면서 들었던 약간의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런 대형화된 제품들을 정말 살 사람들이 있을까? 정말 소비자가 원할까? 좁은 거실에서 부담스러울 텐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도 기술을 개발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 기업의 몫이지만, 그 방향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방향이 아니라면 의미 없는 스펙 경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쉽게 그날 저녁 자리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전시회에 봤던 샤프의 대형 TV가 떡하니 레스토랑 벽에 걸려 있네요?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소비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레스토랑 벽에 걸려있는 90인치(샤프) TV
제가 식사를 하러 간 곳은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에 있는 한 스포츠 펍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사와 맥주를 즐기며 TV에서 나오는 팀들을 응원하고 있더라고요. 큰길로 수십 개의 펍들이 있었는데 그곳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들은 모두 TV를 향해 있었습니다. 마치 월드컵 응원 때 한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대형 TV들이 걸려있는 미국의 펍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충족시켜줘야 하니 TV의 개수가 많을 뿐 아니라 사이즈 또한 컸습니다. 80인치 이상의 대형 TV가 심심치 않게 걸려있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가게에는 더 많은 TV와 더 큰 TV가 있었습니다. 마치 대형 TV 사이즈가 가게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TV는 집 거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 로비에서는 대형 TV에 안내 문구가 걸려있습니다. 회사의 프레젠테이션은 대형 TV로 하기도 합니다. 이런 스포츠 펍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단연 대형 TV가 잡고 있죠. 공항에는 대형 TV들이 연결되어 압도적인 화면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TV가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직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대형 TV가 사람들이 보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죠. 앞으로 대형 TV의 더 큰 발전을 기대하며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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