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마트 TV의 미래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TV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TV에 운영체제가 있고 디스크가 있는 컴퓨터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나온 제품들은 디스크에 영상을 녹화하여 원하는 시간대에 보거나, 인터넷에 연결되어 특정 사이트에만 들어갈 수 있거나, USB 등에서 이미지나 제한된 동영상을 보는 기능 등 제한된 기능들을 제공했습니다. 컴퓨터처럼 쌍방향 통신을 하며 어떤 영상이든 볼 수 있는 제품들은 OS의 문제로 느렸고 부팅시간이 길었으며, 키보드와 같이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써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시작으로 한 스마트혁명 이후 TV의 모습은 10년 전 컴퓨터의 모습으로 상상하던 TV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안드로이드/iOS 등 가벼운 OS가 올라갔고, 각종 스마트기기와 연동되어 비로소 ‘스마트’ 이름에 어울리는 TV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어떤 TV 제조사든 ‘스마트’ 이름이 들어간 TV를 출시하고 있고, 스마트 플랫폼의 리더쉽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변화도 컸습니다. 미국에서는 2014년 처음으로 인터넷 기반 영상시청자가 케이블 구독자를 돌파했고, 온라인 드라마인 ‘하우스 오브 카드’는 돌풍을 일으키며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했죠.
스마트폰 OS 업체들의 본격적인 TV 진출
애플TV와 구글TV
먼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것은 애플이었습니다. 아이폰 출시와 함께 맥 OS X를 기반으로 시작한 애플TV는 2세대를 거치며 iOS를 탑재하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능들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TV 시장 진입에 어려움 얘기하며 애플TV를 취미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었죠. 하지만 2014년에 접어들며, 애플TV 2천만 대가 팔렸고, 콘텐츠 판매와 함께 이룬 매출은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구글은 애플과의 경쟁을 TV에서도 시작했습니다. 2010년부터 개발한 구글TV 플랫폼은 LG를 비롯해 삼성, 소니, VISIO 등 메이저 업체들과 손을 잡고 제품을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2012년 CES에서 각종 업체들이 구글TV를 선보였었고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통합되지 않은 버전의 운영체제, 제한된 콘텐츠, 복잡한 인터페이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과는 다른 어플리케이션인 TV에서 만큼은 구글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제조사들의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의외의 곳에서 구글TV가 소소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바로 2012년에 등장한 LG유플러스의 TVG가 그 주인공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넥서스처럼 TV제조업체들이 구글TV를 탑제한 레퍼런스 TV를 선보일거라 예측을 했었는데, 그러한 예상을 뒤엎고 통신업체인 LG유플러스에서 구글TV를 선보이게됩니다. 기존의 문제점이었던 제한된 콘텐츠의 문제를 콘텐츠 유통업자인 셋톱박스 업체가 주인공이 되며 자연스레 해결이 되었고, 다른 셋톱박스 대비 스마트폰과 연동이나 UI 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연착륙하게되죠.
LG U+ TV G
급변하는 TV 접근에 대한 변화
구글에서는 구글TV의 실패와 애플TV나 로쿠등 셋톱박스의 성공을 보며 새로운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존의 스마트폰 형태의 사업을 생각했던 구글TV를 버리고, 어떤 TV든 연결만하면 스마트TV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크롬캐스트’ 선보였습니다. 이 작은 기기안에 가벼운 최신 안드로이드OS가 올라가있고, 와이파이가 지원되어 언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통신도 지원합니다. 스마트폰의 기능이 작은 기기안에 다 포함되어있고, 사용자들은 이 기기만 있으면 어떠한 TV를 보든 스마트TV로 만들수 있죠. 무엇보다 5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저렴한 가격의 이 제품은 시장의 큰 호응을 이끌어냅니다.
기존의 TV 셋트업체가 주도하던 스마트TV가 일체형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셋톱박스나 스틱형태의 기기를 연결하는 분리형의 모습으로 트렌드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무선인터넷 속도와 집적도 높은 AP, 스마트폰을 통해 이미 생태계를 구축한 모바일OS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아마존TV 까지 스틱형으로 나오며 셋톱박스의 패권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했던 구글도,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콘텐츠 유통업체였던 아마존도 이 작은 하드웨어를 만드는것에는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 장벽은 없어보이네요.
구글 크롬케스트와 Roku 3
스마트폰과 비슷하지만 다르게 진행되는 상황들
스마트 TV에 대한 접근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지금, 메이저 TV 제조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LG와 삼성은 리눅스 기반의 OS를 사용하며 스마트TV를 구현하다 최근 자체 OS로 접근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LG는 웹OS를 기반으로 보다 심플하고 콘텐츠 중심의 OS를 만들어 시장에서는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간결해진 UI만큼 리모컨 인터페이스도 괜찮았죠. 삼성은 최근 자체OS인 타이젠을 TV의 개발자 키트를 제공하며 앞으로 타이젠TV를 만들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는 iOS와 안드로이드를 제외한 자체OS는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노키아도 블랙베리도 그렇게 시장에서 밀려났죠. 스마트폰에서는 무엇보다 앱생태계가 가장 중요했고, 압도적으로 좋은 부분이 없는 이상 이미 활성화된 기존의 생태계를 영원히 밀어낼 수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 TV에서는 각 제조사들이 구글의 생태계에 묶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스마트폰과 같은 자체OS의 실패를 겪게 될까요? TV는 기본적으로 ‘시청’을 위해 존재합니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연동하는 스마트폰과는 차이가 있죠. 그리고 이미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TV까지 스마트폰 처럼 될 필요는 없어보이네요. 보다 쉽게 콘텐츠만 제공할 수 있고, 안정감있는 사용자 경험만 제공한다면 스마트폰처럼 OS때문에 경쟁에서 밀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LG WebOS와 TIZEN OS
앞으로 TV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지만, 확실한건, 지금처럼 TV 제조사들이 ‘스마트’라는 이름을 달았기 때문에 비싸게 파는 시대는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는 겁니다. ‘스마트’ 기능이 없어도 5만 원도 안되는 가격의 스틱을 사서 스마트TV로 만들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TV 제조사들이 만드는 ‘스마트’ 경험이 압도적으로 구글이나 아마존의 것보다 좋지 않은 이상 사람들은 값싼 스틱이나 셋톱박스를 택할 겁니다. TV는 한번 사면 끝이지만, 스틱은 필요하면 더 좋은걸로 바꾸면 되니까요.
TV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TV의 변화가 단순히 하드웨어였다면, 스마트TV는 사람들의 시청 경험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이미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영상이 케이블로 들어오는 영상을 앞지른 이 시점에서 스마트TV를 통해 앞으로 겪게 될 경험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우린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이 변화하는 걸 겪었죠.
이런 급격한 변화의 시점에서, 스마트TV가 어떻게 바뀌고 있고, 이는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또 어떠한 부분이 앞으로의 스마트 TV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TV가 가져올 미래를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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