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LCD vs PDP, 낱낱이 파헤쳐보는 구동 방식의 차이
지난 포스팅에서 디스플레이가 이끄는 ‘스마트 혁명’에 초점을 두어 이야기 했었는데요, 오늘은 본격적으로 ‘Display’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어떤 주제를 가장 먼저 다루는 것이 좋을까 많은 고민을 해보았는데요, 예전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하면서 질문을 받았던 ‘LCD의 구동 방식’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볼까 합니다.
LCD와 PDP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LCD와 PDP의 차이를 꼽으라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TV를 사려고 고민해 보신 분들이라면, 응답속도, 휘도, 소비전력 등을 떠올리실 텐데요. 한창 두 디스플레이가 경쟁할 때, 영화를 보려면 PDP를 사고, 드라마를 보려면 LCD를 사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PDP가 어둡지만 응답속도 측면에서 LCD 대비 강점이 있어 액션 영화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에서는 끌림현상 없이 볼 수 있고, LCD는 밝은 휘도와 낮은 소비전력으로 낮에 드라마를 볼 때 우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요? 이는 두 디스플레이의 구조에서 비롯된 구동 방식의 차이 때문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기 전에 우선 LCD와 PDP의 비교 영상부터 가볍게 보고 가실까요? 이는 LCD와 PDP의 화면을 직접 찍은 영상으로, 직관적으로 이들 디스플레이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답니다.
– LCD와 PDP TV 화면을 초고속 카메라를 통해 직접 찍은 영상
잘 보셨나요? 두 TV 간에 어떤 차이가 보이셨나요? PDP에서 화면의 떨림이 많이 느껴지고 LCD는 화면의 떨림이 안 느껴지셨나요? 아니면 PDP 보다 LCD에서 끌림이 더 느껴지셨나요? 단순히 이러한 차이가 두 디스플레이간 성능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보면, 영상에서 나오는 것처럼 PDP에서 화면이 떨리게 보이지는 않죠. 하지만, 실제 구동 방식의 차이로 인해서 이렇게 다르게 보이는 것이고 이는 두 디스플레이 간의 차이를 구별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위 영상은 1/4x 속도의 영상으로 120FPS(1초에 120Frame 촬영)을 지원하는 초고속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봤을 때는 잘 모를 수 있는 구동의 차이를 영상에서는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이죠.
LCD와 PDP의 구동 방식의 차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차이는 두 디스플레이 간 구동 방식의 차이에 기인합니다. 빛을 내는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영상을 표현하는 방식인 구동 방식에도 차이가 나는 것인데요. 두 디스플레이의 경쟁 초기에는 우열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각자의 장점이 확연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는 PDP와 LCD의 경쟁구도에서 LCD가 압승을 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업체들도 PDP에서 점차 손을 놓고 있는 추세입니다.
분명 두 디스플레이가 차이가 있었고, 각자 소비자에게 어필할 장점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구조의 차이 그리고 구동 방식의 차이로 PDP 보다 LCD가 개선에 유리한 구조였기 때문에 수년이 지난 지금 경쟁에서 LCD가 이길 수 있었죠.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구동 방식의 차이
자, 본격적으로 두 디스플레이의 차이에 대해 알아볼까요? LCD는 AMTFT(active-matrix thin film transistor, 능동형 박막 트렌지스터)-LCD로 표현 할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백라이트를 투과한 2개의 평광판 사이의 액정 기울기에 따라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디스플레이죠.
PDP(Plasma Display Panel)는 기체 방전(플라즈마) 현상을 이용한 디스플레이입니다. 충전된 전압에 의해 UV가 나와 형광체를 때리고 형광체에서 빛이 나오는 방식으로 형광등의 원리를 이용했다고 생각하시면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좌측은 PDP의 기본구조, 우측은 LCD의 기본구조
사실 이 글에서 설명하고 싶은 부분은 이런 세부 구조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동영상에서 봤듯이 PDP와 LCD의 결정적인 차이는 구동 방식에 의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설명을 이어가기 위해 기본구조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핵심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AMTFT는 TFT를 이용해 능동형 매트릭스(active-matrix)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TFT와 커패시터(Capacitor)를 이용하여 원하는 픽셀(Pixel)에 원하는 전압을 일정시간 동안 유지 시킬 수 있게 했습니다. 픽셀에 걸린 전압은 프레임 시간 동안 유지되고 그만큼 액정의 방향을 틀어 줍니다. 액정은 참 재미있는 역할을 하는데, 액정이 틀어진 만큼 빛이 투과되는 양을 바꿔주고 이는 픽셀이 낼 수 있는 밝기의 차이를 만듭니다.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편광된 빛의 각을 바꿔줘 편광판의 통과하는 빛의 양을 바꿔주는 것이죠.
하지만 LCD의 핵심인 액정을 다루는데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전압을 걸면 원하는 만큼 액정이 움직이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LCD의 구동은 이 액정의 움직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전압을 유지시키는 방식을 택했고, TFT와 커패시터가 그러한 역할을 합니다. 방식은 각 픽셀의 휘도에 해당하는 전압을 각기 달리 넣어주고 그 전압을 유지해 주니, 아날로그 구동(Analog Driving)으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겠네요.
PDP는 X-Y전극을 교차하는 수동 구조를 가집니다. PDP의 구동은 기본적으로 어드레싱(Addressing) 과 방전(Sustain)으로 구성되며, 프레임의 열을 라인이라고 할 때, 라인 별로 어드레싱을 해주고 어드레싱을 해준 후 방전을 통해 빛을 내게 됩니다. PDP는 방전을 통해 빛을 내는 구조로 전압을 유지해주는 LCD의 방식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또, 워낙 고전압에 전압 조절이 어렵고 어드레싱될 때 전압차이로 인해 내는 빛의 차이도 LCD 처럼 전압에 의한 휘도 차이를 선명하게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구동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빠른 어드레싱과 방전의 반복을 통해 휘도를 표현하는 것인데요, 이때 특정 시간 내 방전되는 빛의 세기는 같고, 따라서 빛의 세기는 방전 시간의 의해 구분됩니다. 이렇게 한 프레임 내 여러 프레임의 휘도를 출력되는 시간에 의해 구분해주니, 디지털 구동(Digital Driving)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구동 방식을 비교해 볼까요?
-1frame 시간동안 보여주는 이미지의 수가 PDP는 8개, LCD 1개로 서로 다름
1 Frame Time이라고 하면, 디스플레이에서 1 Frame을 보여주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PDP에서는 보통 60Hz 구동을 하므로 16ms정도이고, LCD에서는 120Hz 구동을 하기 때문에 8ms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보듯, PDP는 1Frame을 서브 프레임으로 나눠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8bit resolution, 256 color을 가지는 이미지의 경우(보통 PC의 화면 출력이 8bit, 256계조입니다) 각 bit별 서브 프레임을 따로 표현하여 합쳐진 이미지로 1frame을 만들죠. 사람의 눈은 약 45Hz 단위로 이미지를 구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그 이상의 속도로 들어오는 이미지는 이미지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들어오는 빛을 누적하여 이미지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PDP가 8장의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사람의 눈에는 1장의 프레임 이미지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죠. 위 그림처럼 PDP는 1Frame동안 8장의 다른 계조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결과적으로 우측의 LCD 처럼 완성된 화면을 보여줍니다.
LCD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오롯이 한 프레임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각 픽셀별로 전압을 다르게 줄 수 있고, 또 해당하는 전압만큼 나오는 빛도 다르기 때문에 한 프레임에 해당하는 각각의 휘도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위 그림에서 나오는 것처럼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1Frame의 이미지가 동일합니다. 위 차이가 두 디스플레이의 구동 방식의 차이, 즉, 디지털 구동과 아날로그 구동의 차이입니다.
LCD vs PDP 특성 차이를 볼까요?
서두에 PDP와 LCD의 간단한 차이로 언급한 내용을 기억하시나요? 보통 TV를 살 때 매장에서도 비교하는 항목들도 아래와 같이 응답속도, 휘도, 소비전력 등입니다. 이 항목들은 사실 TV 스펙에 대한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각 디스플레이가 가지는 우위는 명확합니다.
이 글에서 각 디스플레이의 차이는 구동 방식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약간은 어려운 내용일 수 있지만, 왜 구동 방식의 차이가 성능의 차이를 나타낼 수 밖에 없는지 구동 방식 관점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응답속도
: 여기서 응답속도란 1장의 이미지를 얼만큼 빨리 보여주느냐를 의미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설명 드리겠지만, 사람의 눈은 이미지를 지속된 시간에 비례하여 기억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1장의 이미지가 전환되는 속도가 늦으면, 자연스레 사람이 기억하는 그 전의 이미지가 오랫동안 남아 잔상으로 보여집니다. 보통 끌림 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PDP는 1Frame을 8장의 각기 다른 이미지를 수백 회의 방전을 통해 보여줍니다. LCD가 1장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죠. 이로 인해 두 디스플레이 간의 응답속도 차이가 만들어지고, 빠른 동영상에서는 PDP가 LCD보다 낫다는 평을 하는 것이죠.
2. 휘도
: 휘도는 밝기를 의미합니다. 마트나 전시장에서 두 TV를 비교해보면 가장 먼저 크게 차이가 나는 게 휘도입니다. 사실 LCD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고요. 휘도의 차이를 구동 방식의 차이로만 제한하기에는 근본적으로 구조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동 방식의 차이로 인해, 1Frame 내 빛을 낼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의 차이가 두 디스플레이의 밝기에 큰 차이를 미쳤습니다. 앞에서 사람의 눈은 들어오는 빛을 누적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예를 들어, 8ms시간동안 100nit(휘도의 밝기 단위)가 들어온 것과, 8ms 시간 중, 4ms시간동안 200nit, 나머지 4ms시간동안 0nit(Black)이 들어온 것과 동일한 밝기로 인식한다는 것이죠. PDP는 디지털 구동을 하고 어드레싱마다 Initial을 하기 때문에, 휘도를 가장 많이 표현하는 고계조에서 조차 빛을 내는 시간이 동일한 조건의 LCD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PDP 소자의 한계상 절대적으로 낼 수 있는 밝기의 한계가 존재를 하는데, 거기에 영상을 보여줄 시간도 없으니 휘도적으로 열세일 수 밖에 없는 거죠.
– 사람이 인식하는 빛의 양은 정해진 시간 동안 얼마 만큼의 빛이 들어왔는지, 즉 빛의 누적 값에 비례
3. 소비전력
소비전력은 위 휘도와 연장성상에 있습니다. 우선 구조적으로 다루는 전압들에 너무나 큰 차이가 납니다. PDP는 데이터 구동부에 60V, 어드레싱하는 Gate부에 180~200V를 사용합니다. 이에 반해 LCD는 빛을 내는 백라이트에 24V, 데이터부에 10V 정도의 전압을 사용합니다. 이미 구동을 위한 기본 전압부터 차이가 나고, LCD는 전압을 고정해 주는 Hold Type 방식이기 때문에 전압이 최소한으로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LCD가 만약 1/10 Frame Time에 해당하는 시간에만 밝기를 내는 방식으로 구동한다면, 그 시간동안 필요한 전류 및 전압이 기존의 방식과 큰 차이가 날 것입니다. (백라이트의 휘도가 전류에 비례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필요한 전류는 10배가 될 것이고 그 만큼 전압도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전력효율을 감소시키고, 순간 소비전력의 증가로 높은 성능의 파워장치를 요구하게 됩니다.) PDP는 위 예와 같이 빛을 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Digital 구동을 하기 때문에 1Frame내 영상을 표현하는 시간이 짧아(어드레싱 시간과 저계조를 표현하는 시간에는 거의 밝기를 표현하지 않음) 전력 효율 면에서 LCD 대비 약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 LCD가 PDP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PDP와 LCD의 차이를 구동 방식의 차이의 관점에서 설명 드렸습니다. 바로 앞에 설명에서 나오듯, 두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명확했는데 어떻게 LCD가 PDP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을 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조, 구동 방식의 차이가 갖는 한계에 있어 LCD가 더 자유로웠기 때문입니다. LCD의 떡잎이 더 좋았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네요.
디스플레이는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화질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해 왔습니다. PDP 역시 더 높은 휘도, 더 낮은 소비전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고, 빠른 응답속도라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3D에서도 힘을 썼지만, 휘도, 소비전력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로 LCD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LCD는 백라이트를 LED로 바꾸면서 장점인 휘도와 소비전력에서 PDP와의 격차를 더욱 확연하게 벌렸습니다. 또한 단점이었던 응답속도에 있어서도 구동주파수의 개선(60Hz → 240Hz)과 액정 응답속도의 개선을 통해, PDP보다는 부족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눈이 거의 구분 못할 정도로 응답속도를 개선하였습니다.
끝맺으며
예전부터 정리하고 싶었던 내용을 이번 포스팅을 통해 조금은 정리한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주제로 이번 내용을 소개해 드린 것도, 디스플레이 구동에 관해 전반적으로 다룰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막연하게 구조적 차이로만 볼 수 있는 내용을 회로 구동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재미난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회사에 입사해 회로 구동에 대해 공부할 때 이해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던 내용이고 전반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없어 꼭 한번 정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다뤄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으셨는지요? 아마 앞으로 나오는 내용들은 이 포스팅의 내용들과 다 연결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은 전반적인 회로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앞서 언급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들, 3D 구동에서의 한계, 떠오르는 떡잎인 OLED까지 모두 여기서 설명한 구동 방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여기서 나온 세부 내용들과 연결된 주제를 다양한 방식의 추가자료를 통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LCD의 한계인 응답속도 극복에 대한 노력과 잔상에 대해 알아 볼까 합니다.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발자취를 남겨주세요.^^*
첫번째 댓글을 달아주세요!